본문 바로가기
이것저것 알아보자

베트남은 응우옌, 네덜란드는 반! 세계에는 왜 똑같은 이름이 이렇게 많을까?

by findout 2026. 10. 22.
반응형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겁니다.

“네덜란드 축구선수들은 왜 이렇게 반(Van)이 많지?”

반 페르시, 반 니스텔로이, 반 다이크, 판데르사르, 판데르파르트까지. 한때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의 선수 명단을 보고 있으면 이름마다 '반'이 붙어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죠.

그런데 베트남으로 눈을 돌리면 더 놀라운 현상이 나타납니다.

베트남 사람들은 어째서 이렇게 응우옌(Nguyễn)이 많을까요?

한국에서 김씨가 흔하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베트남에서는 응우옌이라는 성씨를 사용하는 사람이 인구의 약 30~40%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전 세계에서 유난히 많이 반복되는 이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조금만 조사해 보면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어떤 나라는 왕조가 바뀌면서 성씨가 퍼졌고, 어떤 나라는 아버지의 이름을 물려받았으며, 어떤 나라에서는 정부가 국민들에게 성씨 목록을 나누어 주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전혀 친척이 아닌 사람들이 똑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이유도 제각각이죠.

오늘은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는 독특한 이름의 비밀을 알아보겠습니다.

​

1. 베트남 — 국민 10명 중 3~4명이 응우옌이라고?

베트남에서 가장 흔한 성씨는 단연 응우옌(Nguyễn)입니다.

응우옌의 정확한 비율은 조사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널리 인용되는 성씨 분포 자료에서는 약 38% 수준으로 나타납니다.

한국의 김씨가 2015년 인구총조사에서 약 21.5%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히 높은 비율입니다.

베트남의 주요 성씨에는 응우옌 외에도 쩐(Trần), 레(Lê), 팜(Phạm), 판(Phan)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응우옌은 다른 성씨들을 압도할 정도로 흔하죠.

그렇다면 응우옌 가문은 대체 얼마나 자손을 많이 낳았던 걸까요?

사실 이 현상은 단순히 한 가문의 번성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그 비밀은 베트남의 왕조 교체에 있습니다.

1225년, 베트남에서는 리(Lý) 왕조가 무너지고 쩐(Trần) 왕조가 들어섰습니다.

새 왕조의 권력자 쩐투도는 1232년 이전 왕조의 후손들에게 리씨 대신 응우옌씨를 사용하도록 명령했습니다. 공식적인 명분은 왕실 조상의 이름을 피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전 왕조의 영향력을 약화하려는 정치적 의도도 있었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후에도 베트남에서는 왕조가 무너지거나 정치적 상황이 바뀔 때 일부 사람들이 성씨를 바꾸는 일이 있었습니다.

특히 몰락한 지배 가문의 후손들은 새로운 권력의 보복을 피하기 위해 다른 성씨를 선택하기도 했죠.

그리고 1802년에는 응우옌 왕조가 베트남을 통일했습니다.

이 왕조는 1945년까지 이어진 베트남의 마지막 왕조였습니다.

물론 오늘날 응우옌이라는 성씨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모두 왕족의 후손인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서로 다른 혈통과 가문의 사람들이 여러 시대를 거치며 같은 성씨를 사용하게 된 결과에 가깝습니다.

응우옌이라는 이름 하나에 수백 년의 베트남 정치사가 숨어 있는 셈입니다.

 

​

2. 네덜란드 — 축구선수들은 왜 죄다 '반'일까?

네덜란드 축구의 전설적인 선수들을 떠올려 봅시다.

로빈 반 페르시(Robin van Persie), 뤼트 판 니스텔로이(Ruud van Nistelrooij), 에드빈 판데르사르(Edwin van der Sar), 라파엘 판데르파르트(Rafael van der Vaart), 버질 반 다이크(Virgil van Dijk).

정말 이름에 반이 들어가는 선수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네덜란드에는 '반'이라는 성씨가 유난히 많은 걸까요?

놀랍게도 반(van)은 독립된 성씨라기보다 네덜란드어로 '~에서 온', '~의'라는 뜻을 가진 전치사입니다.

예를 들어 반 다이크(van Dijk)는 원래 '제방에서 온 사람'이라는 의미이고, 판데르파르트(van der Vaart)는 '수로에서 온 사람'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화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이름에도 같은 반이 들어가죠.

이처럼 성씨 안에 들어가는 연결 요소를 네덜란드어로 튀선부흐설(tussenvoegsel)이라고 부릅니다.

중세 유럽에서는 오늘날처럼 모든 사람이 고정된 성씨를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한 마을에 이름이 같은 사람이 여럿 있다면 구별할 방법이 필요했겠죠.

“어느 얀을 말하는 거야?”

“강가에 사는 얀 말이야.”

“아, 그 얀!”

이런 식으로 출신지나 거주지를 붙여 부르던 표현이 세대를 거치면서 성씨로 굳어진 것입니다.

네덜란드의 반은 단순한 유행이나 특정 가문의 번성이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를 구별하던 옛 생활방식의 흔적입니다.

참고로 반(van)이 이름과 성씨 사이에 놓인 것처럼 보여도, 영어권에서 말하는 일반적인 미들네임과는 다릅니다. 성씨를 구성하는 요소에 해당하죠.

 

​

3. 덴마크 — 국민의 43%가 이름이 '-센'으로 끝난다?

네덜란드의 반이 놀랍다면 덴마크는 더욱 흥미롭습니다.

덴마크에서는 닐센(Nielsen), 옌센(Jensen), 한센(Hansen), 안데르센(Andersen), 페테르센(Petersen) 같은 성씨를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공통점이 보이나요?

모두 '-센(-sen)'으로 끝납니다.

그런데 이건 단순히 자주 등장하는 정도가 아닙니다.

덴마크 통계청이 2024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덴마크 인구의 무려 43%가 -sen으로 끝나는 성씨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30년 전에는 그 비율이 61%였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sen은 무슨 뜻일까요?

바로 '아들'입니다.

옌센(Jensen)은 '옌스(Jens)의 아들', 닐센(Nielsen)은 '닐스(Niels)의 아들', 한센(Hansen)은 '한스(Hans)의 아들'이라는 뜻에서 출발했습니다.

옛날에는 아버지의 이름을 이용해 자녀를 구별하는 관습이 널리 사용됐습니다.

아버지가 옌스라면 아들은 옌센이라고 불리는 식이었죠.

이런 이름 체계를 부칭(父稱), 영어로는 패트로니믹(patronymic)이라고 합니다.

이후 고정된 성씨 제도가 정착하면서 아버지의 이름에서 만들어진 표현들이 대대로 이어지는 성씨가 됐습니다.

그런데 덴마크의 -sen 성씨 비율은 왜 줄어들었을까요?

덴마크 통계청은 이민자와 그 후손의 인구 비중 변화, 그리고 성씨 변경을 쉽게 만든 2006년 이름 관련 법 개정 등을 주요 요인으로 설명합니다.

이름 하나만 보아도 사회가 얼마나 변화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셈입니다.

​

4. 아이슬란드 — 아버지와 딸의 성씨가 서로 다르다고?

덴마크의 -sen을 이해했다면 아이슬란드에서는 더욱 신기한 일이 벌어집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지금도 부모의 이름을 바탕으로 자녀의 이름을 만드는 방식이 널리 사용됩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의 이름이 욘(Jón)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아들은 욘손(Jónsson), 딸은 욘스도티르(Jónsdóttir)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각각 '욘의 아들', '욘의 딸'이라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욘손이라는 아들이 훗날 아버지가 되어 아이를 낳으면 어떻게 될까요?

그 아이의 이름은 할아버지의 이름이 아니라 아버지의 이름을 바탕으로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한국처럼 한 가문의 성씨가 수십 대에 걸쳐 그대로 이어지는 방식과는 상당히 다르죠.

물론 아이슬란드에도 예외적으로 대대로 이어지는 성씨가 존재하지만, 전통적인 부칭과 모칭 체계가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독특합니다.

이름이 곧 자신의 부모가 누구인지를 설명하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가족은 모두 같은 성씨를 쓴다'는 규칙이 사실은 세계 공통의 상식이 아니라는 뜻이죠.

​

5. 이슬람권 — 세계 곳곳에 무함마드가 넘쳐나는 이유

이번에는 성씨가 아니라 이름을 살펴보겠습니다.

무함마드(Muhammad)라는 이름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축구선수 모하메드 살라(Mohamed Salah), 복싱의 전설 무하마드 알리(Muhammad Ali)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물들에게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이름이죠.

이 이름이 이슬람권에서 널리 사용되는 이유는 종교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슬람의 예언자 무함마드에 대한 존경과 신앙적 전통 때문에 많은 부모가 자녀에게 이 이름을 붙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무함마드라는 이름은 영어로 옮길 때 표기가 하나로 통일되지 않습니다.

Muhammad, Mohammed, Mohammad, Mohamed 등 다양한 표기가 존재하죠.

원래 아랍어 이름을 다른 언어의 문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한 차이입니다.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흔한 이름을 조사할 때도 이 표기들을 하나의 이름으로 합칠 것인지, 각각 다른 이름으로 계산할 것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또한 일부 문화권에서는 무함마드를 첫 번째 이름으로 사용하면서 실제 일상생활에서는 뒤에 붙은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같은 이름이 반복되는 현상은 단순히 인기 있는 이름을 따라 짓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어떤 가치와 믿음을 물려주고 싶은지가 이름에 담겨 있는 것이죠.

​

6. 필리핀 — 정부가 국민들에게 성씨 목록을 나누어 줬다고?

이번에는 조금 황당하게 들릴 수도 있는 이야기입니다.

필리핀에서는 과거 정부가 주민들의 성씨를 정리하기 위해 대규모 이름 목록을 배포한 적이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스페인의 식민 지배가 있었습니다.

19세기 중반, 필리핀을 지배하던 스페인 당국은 주민들의 이름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지역과 공동체에 따라 성씨를 사용하는 방식이 달랐고, 이름이 일정하게 세습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비슷한 이름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세금 징수, 재산 관리, 행정 문서 작성, 가족관계 확인 등에 혼란이 생겼던 것입니다.

결국 1849년, 필리핀 총독 나르시소 클라베리아(Narciso Clavería)는 성씨 제도를 정비하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성씨를 체계적으로 배정할 수 있도록 '성씨 알파벳 목록(Catálogo Alfabético de Apellidos)'을 마련했습니다.

이 목록에는 스페인계 성씨뿐 아니라 필리핀 토착 이름, 지명, 자연물 등에서 유래한 다양한 성씨가 포함됐습니다.

행정기관은 이를 바탕으로 주민들의 성씨를 정리했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 필리핀에는 델라크루스(Dela Cruz), 산토스(Santos), 레예스(Reyes), 가르시아(Garcia) 등 스페인어권에서도 익숙한 성씨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물론 모든 필리핀 사람이 이때 처음 성씨를 얻은 것은 아닙니다. 이전부터 성씨를 사용하던 가문도 있었고, 정책의 적용 방식도 지역마다 차이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한 나라의 성씨 분포에 식민지 정부의 행정 정책이 이렇게 큰 흔적을 남겼다는 사실은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더욱 재미있는 점은 필리핀의 미들네임 관습입니다.

필리핀에서는 일반적으로 어머니의 결혼 전 성씨를 미들네임으로 사용하고, 아버지의 성씨를 마지막에 붙입니다.

그러니 같은 '미들네임'이라는 표현이라도 미국이나 한국에서 떠올리는 개념과는 다를 수 있겠죠.

​

7. 스페인 — 가르시아만 약 145만 명?

필리핀에서 등장한 가르시아(García)는 스페인에서도 매우 흔한 성씨입니다.

스페인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월 기준, 첫 번째 성씨가 가르시아인 주민은 144만 6,937명이었습니다.

이름 하나가 웬만한 도시 인구만큼 존재하는 셈입니다.

그런데 스페인에서는 성씨를 사용하는 방식부터 한국과 다릅니다.

전통적으로 자녀가 부모 양쪽의 성씨를 하나씩 물려받아 두 개의 성씨를 사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의 첫 번째 성씨가 가르시아이고 어머니의 첫 번째 성씨가 로페스라면, 자녀가 가르시아 로페스(García López)라는 성씨 조합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에는 법적 절차와 부모의 선택에 따라 순서를 정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제도 덕분에 스페인에서는 개인의 이름에 부모 양쪽 가문의 흔적이 남습니다.

같은 가르시아라도 두 번째 성씨까지 살펴보면 서로 다른 가족을 구별할 수 있는 것이죠.

스페인의 성씨에는 곤살레스(González), 페르난데스(Fernández), 로드리게스(Rodríguez)처럼 '-에스(-ez)'로 끝나는 이름도 많습니다.

이 역시 역사적으로 '누구의 아들'이라는 의미에서 유래한 성씨들입니다.

덴마크의 -sen과 비슷한 원리인 셈이죠.

언어와 지역은 다르지만, 부모의 이름으로 자녀를 구별하려는 생각은 여러 문화권에서 반복됐습니다.

​

8. 포르투갈과 브라질 — 마리아와 실바는 왜 이렇게 흔할까?

포르투갈어권에서는 마리아(Maria), 조제(José), 주앙(João) 같은 이름이 매우 친숙합니다.

특히 마리아는 기독교 전통과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에 대한 존경이 오랜 세월 이어지면서 포르투갈과 브라질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널리 사용됐습니다.

마리아는 단독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마리아 클라라(Maria Clara), 아나 마리아(Ana Maria)처럼 다른 이름과 결합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성씨는 어떨까요?

브라질과 포르투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성씨 가운데 하나가 실바(Silva)입니다.

실바는 라틴어에서 숲이나 삼림을 뜻하는 말과 관련이 있습니다.

다 실바(da Silva)라는 표현은 본래 숲이나 숲이 있는 장소와 관련된 이름에서 유래한 것으로 설명됩니다.

여기서 네덜란드의 반을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출신지나 거주지를 나타내는 반(van)이 반복됐고, 포르투갈어권에서는 다(da), 두(do), 드(de) 같은 연결 요소가 성씨에 등장합니다.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사람들이 자신의 출신지나 거주지를 이름에 담으려 했다는 점에서는 닮아 있는 것입니다.

​

9. 한국 — 김씨가 흔해도 모두 같은 집안은 아니다

이쯤에서 우리나라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죠.

2015년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가장 흔한 성씨는 김씨로, 전체 인구의 약 21.5%를 차지했습니다.

그다음으로 이씨와 박씨가 뒤를 이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성씨를 이해할 때는 반드시 알아야 할 개념이 있습니다.

바로 본관입니다.

김씨라고 해도 김해 김씨, 경주 김씨, 광산 김씨처럼 여러 본관이 존재합니다.

같은 한자를 사용한다고 해서 모두 하나의 조상에게서 갈라져 나온 단일한 가문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한국의 성씨가 오늘날처럼 널리 보급된 과정에도 오랜 사회 변화가 있었습니다.

고대에는 성씨 사용이 왕실과 지배층을 중심으로 발달했고, 이후 점차 사회 전반으로 확대됐습니다.

조선 후기에는 신분제의 변화와 족보 편찬, 성씨 사용의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습니다.

그리고 근대에 들어 호적 제도가 정비되면서 성씨 사용이 더욱 일반화됐습니다.

그러니 한국의 김씨와 베트남의 응우옌은 겉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각각의 성씨가 확산된 역사적 과정까지 똑같지는 않습니다.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점은 이름의 중복입니다.

한국에서도 한때 영수, 철수, 영희, 순자 같은 이름이 유행했고, 시대가 바뀌면서 민준, 서준, 지우, 서연 같은 이름들이 인기를 얻었습니다.

성씨는 오랜 역사와 가족 제도의 영향을 받지만, 이름은 시대의 취향과 문화에 따라 비교적 빠르게 달라지는 것이죠.

​

10. 세계의 이름은 왜 이렇게 비슷해졌을까?

지금까지 살펴본 나라들의 사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나라
반복되는 이름
주된 배경
베트남
응우옌(Nguyễn)
왕조 교체와 성씨 변경
네덜란드
반(van)
출신지와 거주지
덴마크
-센(-sen)
아버지의 이름
아이슬란드
-손, -도티르
부모의 이름과 자녀의 관계
이슬람권
무함마드(Muhammad)
종교적 전통
필리핀
델라크루스 등
식민지 시대의 성씨 정책
스페인
가르시아(García)
오래된 성씨와 양쪽 부모의 성씨
포르투갈·브라질
마리아, 실바
종교와 지리적 유래
한국
김(金)
성씨와 본관의 역사적 확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성씨를 혈통의 표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세계의 이름을 살펴보면 성씨는 혈통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어떤 사람은 왕조가 바뀌어 성씨를 바꿨고, 어떤 사람은 아버지의 이름을 물려받았으며, 어떤 사람은 살던 마을의 이름을 성씨로 삼았습니다.

종교적 믿음이 이름에 남기도 했고, 국가의 행정 정책이 수많은 사람의 성씨를 결정하기도 했습니다.

더 흥미로운 건 같은 이름을 사용한다고 해서 반드시 같은 조상을 가졌다는 뜻도 아니라는 점입니다.

베트남의 응우옌, 한국의 김씨, 덴마크의 -센은 모두 흔하지만 그 이름이 만들어지고 퍼진 방식은 서로 다릅니다.

이름은 개인을 구별하기 위한 수단이면서, 동시에 한 사회가 지나온 역사를 보여주는 기록이기도 합니다.

다음에 네덜란드 축구 경기를 보다가 반 다이크의 이름을 듣거나, 베트남 사람의 이름에서 응우옌을 발견한다면 한번 떠올려 보세요.

우리가 매일 아무렇지 않게 부르는 이름 속에도 수백 년의 역사와 문화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

참고자료

  • Statistics Denmark, 「Four out of ten have a surname ending in SEN」, 2024.
  • Instituto Nacional de Estadística(스페인 통계청), 「Apellidos y nombres más frecuentes」, 2025년 기준 통계.
  • Philippine National Archives, 「Catálogo Alfabético de Apellidos」, 1849년 원본·1973년 재간행.
  • Statistics Korea(통계청), 2015 인구주택총조사 성씨·본관 집계.
  • Dutch Genealogy, 네덜란드 성씨와 tussenvoegsel 관련 자료.
  • Encyclopaedia Britannica, 베트남 리·쩐·응우옌 왕조 및 각국의 이름 관습 관련 자료.
  • 베트남 성씨 분포 연구 및 Lê Trung Hoa의 베트남 인명 관련 연구.

※ 국가별 이름 통계는 조사 연도와 집계 방식이 다릅니다. 특히 베트남 응우옌의 비율은 전국 인구 전수조사에서 확정된 단일 수치가 아니라 연구와 표본에 따른 추정치입니다. 또한 이름과 성씨, 성씨의 접두사·접미사는 서로 다른 개념이므로 단순한 비율 비교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반응형